저번 기록 이후 반성하면서 팔굽혀펴기를 매일 30~50개씩 하고 있는 중이다. 계산대로라면 저번보다 살이 빠져야 하는데 그대로인 이유는, 물론 식욕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요즘 새벽까지 머리 싸매고 공부하면서 야식을 먹게 되었기 때문이다. 수면 모드에 들어간 뇌가 장비 정지를 선언하기 전에 휘발유를 꽂아주는 거다.

뇌: 안 되잖아? 정지가 안 돼!

대학생 시절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마다 도서관에 며칠씩 서식하면서 졸릴 때쯤 밖으로 나가 편의점 도시락을 까먹곤 했는데, 그게 새벽 2~3시였다. 맹세컨대, 배고파서 먹었던 게 아니라 잠을 깨려고 먹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7kg가 덜 나가는데,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했던 원인은 그 도시락이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피곤할 때는 오로지 깨어있기 위해 고칼로리 음식을 닥치는 대로 입에 넣고 살았다. 쓰고 나니 현타가 좀 오네.

편의점 도시락느님께서 학점을 멱살캐리하셨다.

새벽에 도시락을 까먹는 미친 짓은 이제 건강을 위해서라도 계속할 수 없지만, 아직도 공부할 때마다 뭘 꺼내먹는 버릇은 못 고쳤다. 최근에는 그 대상이 퀘스트 프로틴바였는데, 가격이 만만찮고 효과도 영 시원찮아서(순수 탄수화물이 없다시피해서 당 공급이 안 되고, 단백질 20g은 야식으로 먹기에 신장에 부담스러움) 한참을 고민하다가 오늘 좋은 걸 하나 찾았다. 바로 간식 사려고 방문했던 올리브영에서 발견한 에너지티다.

핫식스나 레드불보다 20,201,208배는 먹을만하다.

핫식스나 레드불은 너무 맛이 없어서 안 마시고, 데자와는 당류가 너무 많아서 안 마시고, 커피는 아무리 들이부어도 계속 졸려서 잠 깨는 용도로는 안 마시는데, 저걸 탄산수에 타서 얼음이랑 같이 먹으니 잠 깨려고 밥 먹을 때랑 거의 똑같은 효과가 나더라. 고체가 아니다 보니 속이 편하고, 다이어트에도 나쁘지 않다. 내가 몇 년 전에 저걸 알았더라면 지금 더 행복한 인간이지 않았을까. 새벽에 도시락 들이붓는 기분은 정말이지….

쿠팡에 검색하니 티젠에서 나온 것 말고도 더 있던데, 나중에 여유가 되면 비교하면서 리뷰를 하려고 한다. 이제 끝을 어떻게 내야 좋을지 모르겠으니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을 올리고 마친다. 명곡이니 들으십쇼.


근면성실

Shihe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