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완결난 작품, 다음웹툰의 더블랙LABEL을 봤습니다. 요즘 다음웹툰이 영상화되기 좋은 작품들 뽑아온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보고 확신이 섰네요. 얘네 영상 판권 팔아먹기 위해 작정을 했구나... 우리나라보다는 중국드라마가 어울릴거같긴한데(판빙빙이 오전무 맡으면 정말 잘 어울릴 거 같지 않나요?)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작품보면서 생각났던 점들을 몇 개 적어보려고 합니다.




한줄평

느와르보다는 범죄물에 가까워보이는, 주인공 빼고하는 두뇌싸움이 제일 재밌는 작품 




재밌었던 점


거미줄같은 관계성

경찰인 남동생, 회장을 잡기 위해서 끈덕지게 쫓아온 형사, 늘 웃는 얼굴인 오전무,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는 회장님 등 캐릭터들 간의 관계는 마치 거미줄 같습니다. 캐릭터들 간의 오해가 점점 쌓여가고, 결국 쌓이던 게 폭발하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죠. 주인공의 고뇌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끈적함(?)이 오히려 얽히고 섥힌 관계에서 더 잘 드러납니다.

마치 잘 짜진 치정극같기도 하죠.



거의 없는듯한 액션

"힘이 아무리 세다한들 총을 이기진 못하고 총은 돈으로 살 수 있지"

예고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저 대사 하나만으로 이 작품의 주요 액션은 육탄전보다 총이 될 거란 것은 예상할 수 있죠. 하지만 총으로 액션을 잘 뽑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무슨 기관단총으로 사람 쏴갈겨도 그럴싸해보이는 미국이 배경인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19금인 것도 아니어서 잔인함을 표현하는 방법이 한정적이다보니 액션이 상당히 단정합니다. 19금 장면의 상상은 독자에게 맡긴다!! 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마치 15금 범죄영화에서 많이 보는 방법이었습니다.



최고의 스릴러는 두뇌싸움

액션이 단정하다보니 이 작품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요소는 결국 스토리에 존재한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수싸움이 주요 스토리인만큼 떡밥뿌리기와 회수를 잘 하면서 읽어야하는데, 이러다가 루즈해지는 부분은 주원이와 회장님, 오인매의 치정싸움(?)으로 루즈함을 잡으시더랑



단순한 주인공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르도 다르고, 장르에서 좋아하는 포인트도 다르겠지만 저는 범죄느와르 장르의 최고 재미는 주인공이 성장이라는 이름 하에 타락해가는 거라고 봅니다. 주인공인 주원은 판을 까는 캐릭터가 아니라 상황에 휩쓸려다니는 캐릭터입니다. 회장님을 위해서라면 살인정도는 가뿐하게 저지를 수 있는 사람에게 이런 표현을 쓰는 게 꺼려지긴 하지만, 우리 주원이는 참 순수하죠.

(덕분에 감정이입하기는 쉽지만. 왜 셜록홈즈보다보면 셜록보다 왓슨한테 감정이입하기가 쉽잖아요.)

이만큼 굴렀으면 덜 순수할 만도 하지 않나 싶은 시점에도 순수하기 그지 없죠. 이 순수함과 맹함으로 결국 판에 끌려다니는 말이 됩니다. 마지막조차도 이미 깔린 길에서 약간의 자존심만을 사용해 본인의 의지라고 확정 짓기에도 애매한 왕관을 얻게 되죠. 충견 캐릭터야 순순하고 충직한 점이 좋은거지만, 이런 캐릭터가 주인공이 되면 상황에 치이는 스토리밖에 안 나오는 구나... 싶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모델링의 조화

최근에 본 작품 중 배경 모델링이 가장 안정적으로 들어가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3D 모델링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작가님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배경과 캐릭터가 따로 논다 싶은 작품들도 가끔 보였거든요. 이건 김태희 작가님이 배경조명에 맞춰서 색깔 톤과 그림자를 조절해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청난 양의 톤 공부와 약간의 세심함으로 퀄리티가 이렇게 올라갈 거라고는 생각하진 않았는데... 디테일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쉬웠던 점


대비의 애매함

느와르라고 하기에는 전체적으로 산뜻한 범죄 드라마(?)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사람마다 앞에서 보기에는 꾸준한 봉사활동, 굴지의 이미지를 가진 기업이지만 뒤에서 구린 일을 한다는 설정인데 그런 갭을 강조하기에는 배경이미지가 대부분 모던합니다. 두뇌싸움 위주의 현대 배경인 점과 우리는 무식하게 싸우지 않는다를 강조하시기 위해 총을 이용한 액션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더러운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때묻지 않은 성격이라.... 블랙라군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네요.



약간의 의문점

더 블랙 라벨의 로그라인과 프롤로그를 보고 느낀 점은...

구성원 대부분이 여성인 것이 왜 강조가 된 건지 불명확하다는 것입니다. 스토리의 중요한 인물들이 전부 여성인 것도 사실이고, 이 점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여성 느와르라고 칭한 것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마지막 주주총회 부분쯤 가면 구성원 대부분이 여성인지도 잘 모르겠는 상황이 되고요. 주요 인물들이 여성임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한 셀링 포인트지만,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추천할만한 작품

커튼콜 아래그랑. 주인공 인상과 처지가 상당히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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