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하고 부르면 웃으며 돌아보는 흰 얼굴이 못내 좋아서 외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던 때가 있었다. 크지 않지만 다부지고 단단한 어깨를 멀거니 건너다보고 있으면, 그 어깨에 이르게 핀 벚꽃잎이라도 팔랑 내려앉거나 혹은 나의 존재는 당연한 듯 바래진 채 다른 이의 조심성 없는 손길이 닿기도 했다. 그럴 때면 나는 어쩔 도리가 없이 마음이 내려앉고 마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말을 걸지는 못했다.


  언젠가 스가와라가 벚꽃잎과 눈 중에 어떤 것과 더 잘 어울리는지를 혼자서 가늠해 보고 있을 즈음에 나는 더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을 혼자만 모르고 있다가 그제야 깨달았는데 내가 좋아한 건 선배의 돌아보는 흰 얼굴뿐이 아니라 선배 자체였다는 빤한 이야기가 있다. 나는 성마르고, 여러 가지로 결핍이 뚜렷한 아이였지만 선배는 그 정반대 선상에 서 있었다. 내가 선배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은 더 나아질 것도 없는 상황을 악화 일로로 치닫게 했다. 


 외사랑은 언제나 그리 좋은 꼴은 못된다. 앓고 울고 내려앉고 전부 혼자 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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