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삼님께 드린 썰북(비로소, 사랑)의 축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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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많은 이들에게 축복받으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고 설명할 수가 있는데, 결혼하는 예비부부들이 이제 정식으로 부부가 된다는 생각에 설렘을 가지고 있는 건 다들 마찬가지일 테지만, 그 설렘과 기대가 다른 커플들보다 유독 남다르게 느껴지는 커플이 있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거였나…떼어내려고 했는데, 결혼이라니”

“둘은 어떻게 해서든 이어진다는 뜻이겠지”

“그동안 힘들게 했던 만큼, 아카아시랑 켄토를 행복하게 해줘야 할 거야, 그렇지 않다면, 아카아시가 아무리 부탁해도 떨어트릴 거니까”

“…그래, 이번에는 안 그러겠지.”


지인들에게 잘 지내라고 축하받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단순히 축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신랑 한 명에게 잘해주라고 말한다는 점에서 달랐다. 그것도 국가대표이자 성격 좋기로 유명한 보쿠토 코타로에게 말했다는 게 다른 사람들은 믿지 못했지만,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하다는 거였지, 사정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코노하의 말에 공감하며, 또 한 명의 신랑인 아카아시와 그들의 아들인 켄토에게 잘하지 않는다면, 코노하와 동참해서 가만두지 않을 거라 경고했을 정도였다.


“아카아시…내 등 뒤가 따가운건 착각이겠지?”

“아닐걸요, 보쿠토상이 한 일이 있는데요”

“그, 건! 그렇지만…”

“농담입니다. 보쿠토상이 일부러 그러신 것도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지만…내가 잘못한 건 사실이니까, 어쩔 수 없지”


보쿠토가 의도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은 잘 알지만, 그것과 보쿠토가 해외에서 선수로 활약하는 동안에 아이를 혼자서 키우며 고생한 아카아시 와 한 부모 가정이라고 놀림 받던 켄토가 마음고생 한 건 별개의 일이었으니, 보쿠토도 친구들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라서, 할 말은 없었다. 무엇보다, 보쿠토 본인조차도 왜 조금 더 빨리 알아채지 못했을까, 하면서 자신을 자책하면서 아카아시에게 미안함을 느꼈으니, 누군가를 탓하지 못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카아시가 잘 달래줘서, 금방 회복한다는 게 다행이하면 다행이었다.


"그렇게 과거에 사로잡히시면. 선배들보다 저희 부모님이 가만 안 두실 것 같은데요"

"누, 누가 과거에 사로잡힌다고 그래! 현재랑 미래에도 잘해줄 거야!"


특히, 보쿠토는 아카아시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다름 아닌, 아카아시의 부모님께 결혼 허락을 받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유가 어찌 됐든, 아들이 혼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과정에서 얼마나 힘들고, 손자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쉽게 결혼을 허락할 수가 없었으며 초반에는 반대하셨었는데, 그것이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고, 자신을 싫어하는 걸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쿠토는 그저 무릎 꿇고 빌어야 했고 정말 골프채로 맞을 각오까지 했었지만, 다행히 아카아시가 말리면서 피할 수가 있었고, 아카아시의 아버지 역시, 골프채를 들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사람을 때리는 게 내키지 않으셔서 화를 면할 수가 있었다, 거기다 켄토 역시 아빠를 잘 따르고, 아빠가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부모님은 마지못해 허락을 해주셨다.


"그 말, 기대해도 되는 거겠죠?"

"물론! 그리고, 이제 이름으로 불러야 하지 않아?"

"식이 끝나면 이름으로 불러드릴게요, 아직은 익숙하지 않네요"


아카아시의 부모님께 허락받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지, 보쿠토의 부모님께서는 오래전부터 아카아시를 마음에 들어하셨던 덕분에, 갑자기 손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당황하기는 하셨지만,아들인 보쿠토에게 어떻게 그렇게 눈치가 없고 둔할 수가 있냐고 나무라 하셨을 뿐, 아카아시에게는 이런 아들과 결혼하겠다고 해줘서 고맙다고, 그동안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셨기에, 허락 받는 건 어려운 일이 아녔다. 오히려, 코노하처럼 아카아시에게 보쿠토가 힘들게 한다면, 언제든지 말하라며, 우리가 혼내주겠다고 당부했을 정도니, 보쿠토는 아무리 그래도 아들한테 너무한 거 아니냐고 투덜거리며 서운한 티를 냈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었다.


“신랑분들, 입장 준비해주세요.”

“네!”

“네.”


결혼을 허락 받아서 안심했지만, 보쿠토는 다시 생각해도 무서운 상황이라서 두 번은 겪고 싶지 않았고, 그 때문에, 원래도 아카아시와 켄토에게 잘 해주려고 했지만, 더욱 신경 써주기로 다짐했는데,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던지 잠시 회상에 빠져있는 동안, 준비가 끝났던지, 식장의 직원이 두 사람을 부르면서, 회상에서 벗어났고, 새 출발을 향해 다가섰다.


“켄토에게도 진짜 아빠가 될 수 있어서 좋아!”

“원래 아빠 맞잖아요”

“그, 래도! 이젠 당당히 자랑할 수가 있잖아, 켄토가 우리 아들이고, 아카. 아니, 케이지가 내 아내라고! 장모님, 장인어른께 다짐했던 것처럼, 잘해줄게, 이제 두 사람만 두지 않을게, 그리고 힘들었을 텐데, 나를 다시 받아줘서 고마워, 케이지. 이제는 함께 있자”

“네, 이제는 저희 세 사람이 함께 지낼 수 있네요, 저희에게 와줘서 고마워요.”


다른 예비부부들 보다 많이 돌고, 상처도 받았지만, 지난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듯이, 보쿠토 코타로와 보쿠토 케이지가 된 아카아시,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인 보쿠토 켄토에게는 앞으로 이전 생활을 웃어 넘길 만큼 행복 가득한 일상만 가득할 것이다, 그 증거로 지금. 열리는 두 사람의 결혼식에서도 세 사람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피어났으니까, 식물들이 추운 겨울을 견뎌서 따스한 봄에 꽃을 피우듯이 다른 가족들처럼 화목하고 행복한 일들만 잔뜩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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