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첫 엑소 콘서트 였기 때문에 저에겐 극적인 순간들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도 기억하려고 적어봅니다. 공연 리스트 대로 쓰는 후기 아니구요. 그냥 공연 보면서 생각했던 의식의 흐름이랄까...


1. 엑소콘을 간다고 하고 내가 가장 기대하는게 뭐였나를 고민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세훈이 무대에서 라이브하는 목소리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았다. 세훈이 목소리의 결이라고 해야하나, 목소리의 질감이 신기했어. 랩하는 세훈이, 노래하는 세훈이. 순간 순간 듣는 오세훈은 내가 알던 세훈이랑 같고도 달라서 모두 새로운 경험이었다. 


2. 그리고 세훈이가 추는 춤은 결국 세훈이의 목소리랑 같은거더라. 너무 선명하게 자기 몸으로 이야기 하는걸 볼 수 있어서 엄청 좋았다. 되게 일관성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지. 말로 공수표 날리지 않는 사람인 것처럼, 오랜 시간동안 하나하나 자기 몸에 새기듯이 춤 춰왔다는거 너무 알겠어서. 하루 아침에 그렇게 춤 출 수 없는거니까. 어린 세훈이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선택했던게 춤이고, 우리가 모르는 시간 속에 하루도 빠짐없이 노력했을거고, 그래서 지금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고...세훈이한테 참 고마웠다. 


3. 첫 날 기억을 걷는 밤 부를 때, 내 인생 가장 가까운 곳에서 노래하던 널 잊지 못할거야. 세훈이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서 올려다보면서 하염없이 고백했다. 언제나 지금보다는 먼 곳에서 너를 보겠지만, 그 마음은 지금보다 더 클꺼라고. 너가 나에게 자꾸그런 마음을 먹게 한다고. 나를 키우고 있어. 


4. 나한테 밥 먹었냐고, 배고프지 않냐고 물어봐준 아이돌은 너가 첨이야. 이런 것 조차 너는 나한테 유일한 의미를 준다.


5. 왜 콘서트 가면서 세훈이 솔로 뭐 할까 이런 생각 한번도 안하고 갔는지 모르겠다. 근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가서 공연 재미있게 즐기다가 세훈이 솔로 무대 마주했을 때 그 기분이란...솔직하게 고백하는데, 눈물 글썽 하다가 세훈이 상의 탈의하는 순간 눈물이고 뭐고 다 날아갔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집어 치우기로 하고...

그냥 내가 무대를 보면서 제일 좋았던 건, 그 방식 자체가 너무 오세훈스러워서. 세훈이 노력한거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알겠던데, 별거 아니었고 그냥 우리 위해서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 한거라고. 너무 좋아해주셔서 기분 좋고 뿌듯하다고 이야기하더라. 세훈이 걱정 말고 나나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나이에 나는 생각도 못했을 것들을 세훈이는 유난 떨지 않고, 정도를 걸어서 보여주는 사람이더라고. 또 반했지.


6. 3일동안 만난 세훈이는 자꾸자꾸 잘하는 사람이 되어서 신기했다. 오랫동안 너를 본 사람들은 이 기분을 매일 느꼈겠지. 어제보다 오늘 더 잘하는 세훈이를 3일동안 볼 수 있었어서 투어의 끝을 기대하게 됐다. 더 성장할 너를 알겠어서.


7. 그리고 세후니 너무 잘생겼어. 모든 에리들이 VCR에 세훈이 나올때마다 너도나도 할거 없이 너무 좋아해서 기부니가 좋았지.


8. 자꾸 하트를 뿅뿅 날려주던 너 내가 마니 좋아해. 저 멀리 등을 보이고 서 있어도 세훈이 다정한거 넘 보여서. 나한테 등 보여도 하나도 서운하지 않았다.


9. 세훈이 이야기만 잔뜩 했지만 엑소 멤버들과 친해진 기분이 든 공연이기도 했다. 멤버들 하나하나 좀 더 자세히 볼 기회가 됐고, 내 기대보다 더 빛나고 잘하는 순간들이 꼭 있었다. 그리고 다들 행복해 하는게 보여서 그들의 청춘이 오래오래 빛나길 기도했다. 우리가 좀 더 자주 오래 볼 수 있도록.


10.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엘리시온 베스트 트랙은 런디스 - 드랍댓 - 파워 꼽아봅니다. (내 맴속 베스트 무대 맨날 바뀌니까...) 런디스 댄스 브레이크 세훈이 너무 멋있어서 맨날맨날 울었으니까 소중하고요. 파워까지 이어지는 저 트랙들은 엑소 아니면 못할거 같아서. 대자본과 엑소 짬바 만나서 끝까지 몰고 가는 그 속도감이 정말 좋았다. 엑소 사랑해요...!!!


11. 공연 끝나고 마음이 별로 공허하지 않아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수 만명 중 한 명. 한없이 작은 내가, 사실 너에게 그렇게 작은 존재가 아니라는 믿음을 세훈이가 나에게 조금씩 심어줬기 때문에, 그 곳에서 내 존재의 증명이 세훈이와 나 사이의 거리나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느 자리에 앉아서 세훈이를 본다고, 세훈이 존재 자체가 달라지는게 아닌것처럼. 조금은 어른스러운 애정을 갖게 된 거 같아서 많이 기뻤어. 이런 마음이 우리를 영원하게 할거라고는 약속할 수 없어도, 나를 덜 지치게 할거고, 우리를 오래 볼 수 있게 해줄거라는건 알아. 


12. 그리고 저는 이제 세훈이를 조금 더 알게 되었다고 부심을 부려보고요. 세훈이는 곧고 바른 사람이라 별로 걱정 안된다는 확신을 갖게 된 시간이었어요. 나이먹어 하는 빠질이 좋은건 과거의 비용과 시행착오로 좀 더 나은 안목을 갖게 되더라 하는건데, 세훈이는 제가 만났던 그 누구보다 가장 빛나는 원석이예요. 그리고 어려...!!


13. 끝으로 마지막 트랙 너의 세상으로 불러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오세훈이 나에게 하는 말이고, 내가 세훈이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던 순간. 

너의 세상으로 여린 바람을 타고 네 곁으로 어디에서 왔냐고 해맑게 묻는 네게 비밀이라 말했어 마냥 이대로 함께 걸으면 어디든 천국일테니... (눈물...



저의 올해의 마무리와 내 년의 목표는 이미 정해졌다고 고백하고 저는 일하러 갑니다!! 세훈이가 알려줬어요. 그래서 실천해 보려구...매일 매일 꾸준히 조금씩 하는 것. 그것이 일이든 사랑이든 오세훈이든. 


세훈아 콘서트 동안 고생 많았고, 오늘도 많이 좋아해.

우리 곧 또 만나자❤️

2017.11.24 -20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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