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_노리는_거미의_강렬한_눈빛_(아니다)


드림주는 피터와 같은 미드타운과학고 시니어 남학생! 이름은 플린 벨(Flynn Bell)이고, 교내는 물론 동네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은 플라이. 과장 보태서 플린이라 부르면 누구냐 묻고 플라이라 해야 안단다.

인물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이승기? 엄친아? 집도 부자에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모두에게 예의바르고 자상한 요즘 보기 드문 성실한 17살 소년! 17살은 홈커밍 기준으로 17살. 그럼 인워는 19이니까 대학생이겟징?

부모님 계신 집은 LA인데...어...집 분위기가 2012년 이후로 무척 좋지 않아서 플라이는 최대한 집을 벗어나려고 아등바등한다. 집에 가고 싶지 않아? 하고 피터가 물으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너랑 노는게 좋아서 계속 여기 있을 거야, 라고 한다든지.

고등학교를 뉴욕으로 간 건데, 그게 가능한 이유는 할아버지의 사촌동생의 따님이 거기 산다. 아니 그럼 몇촌이지 7촌? 7촌 맞나? 재종고모? 7촌댁? 귀찮으니까 수자 고모라고 하자. 샌프란시스코에 독립한 따님이 계시는데 집에 하도 안들어와서 플라이가 자식 같단다. 플라이와 8촌친척누님은 시빌워즈음에야 만나겠지만 이건 그냥저냥 설정이고...

파커댁은 아직 피터가 스파이디 되기 전이고 어릴 때니까 벤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파커 가족이랑 수자 가족이랑 앞집뒷집 해주세요. 그러면 둘이 나이대가 비슷하니까 물건 돌려쓰고 공부도 알려주...ㄱ..ㅗ...그래서 오해 있엇으면 좋겠다. 네드가 막 집에 놀러왔는데 이거 우리학교 킹갓제너럴미카엘엠페러제네시스동의보감 플라이 선배 물건 아니야?! 너도 혹시 쓰레기통 뒤지는 부류야?! 라고 외친다든가ㅋㅋㅋㅋㅋㅋ아니 쓰레기통은 왜 뒤지는거얔ㅋㅋㅋㅋ플라이의 손때가 묻은 무언가를 찾으려고...? 크리피한 소리 좀 하지 마!

하여간 이런 물건 섞이는 일이 많아서 피터가 괜히 두근두근한 적도 있음 좋겠다. 플라이를 좋아하는 뫄뫄가 플라이의 지우개 껍데기에다가 고백문구 적어 넣었는데 플라이가 그거 모르고 피터 집에서 뭐 알려주다가 애 필통에 섞여 들어가고, 피터가 그 문구를 플라이가 자기한테 하는 줄 알고 끼요오옹ㅅ 하는 그런...?

*

피터가 스파이더맨인건 정말, 정말로 우연히 보게 된 것이었다. 그 날 플라이는 옥상에서 달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개기월식이라고 잔뜩 기대했는데, 그냥 그렇더라. 아마 달의 변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오라는 숙제가 첨가되어서 그런 것일 테다.

그렇게 점점 무심해지는 플라이의 카메라에 붉은 빛이 담겼다. 지구에 가려져 붉게 물든 달의 빛 바랜 색은 아니었다. 조금 더 진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그것은 그대로 플라이의 뒤편으로 넘어가 안으로 숨어들었다. 잠시 뒤 방에 불이 켜지고 열려 있는 창문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왔다.

그의 손에는 플라이가 그랬던 것처럼 카메라가 들려 있었는데, 하늘을 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짓더니 성의없는 태도로 셔터를 찰칵찰칵 눌렀다. 플라이는 난간에 기대 그 아이를 불렀다. 안녕, 피터.

"프, 플라이 형?! 언제부터 나와 있었어?!"

평소처럼 인사한 것 뿐인데 피터는 카메라를 떨어트릴 뻔 할 정도로 화들짝 놀랐다. 플라이는 힐끗 하늘을 쳐다보았다. 달은 이제 붉은 기운만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잡아먹힐 때부터."

"아...그럼...어...혹시...." 

더듬더듬 말을 주저하는 피터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달덩이 같네. 심드렁하게 그 얼굴을 감상하며, 플라이가 피터의 말을 끊었다.

"내가 도와줄까?"

"뭐? 으응?!"

"도나 선생님 숙제 맞지? 사진 공유까지는 해줄게."

플라이는 등 뒤에서 아직도 하늘을 보고 있는 카메라를 가리켰다.

*

근데 부제목만 보면 피터가 주도권 잡은 것처럼 보이는데 왜 지금까지 쓴 내용으로만 보면 플라이가 둔감한 척 하는 능글거리냐...? 곤충의 세계로 보면 파리는 거미 먹이인데 여기서는 파리 먹이가 거미인 그런건가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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