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즈켄시가 「POP SONG」이라는 신곡을 타이틀로 들고 찾아와 놀랐다.  그 자신도 주황빛 머리의 트릭스터(재간꾼) 같은 어릿광대 같은 분장을 하고 출연하는 플레이스테이션 CM송이기도 한 이 곡. MV에서도 그 차림새 그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그야말로 트릭스터라, '이렇게 생기 철철 넘치는 요네즈 켄시 처음 봐...' 하고 벙 찔 정도였다.



노래를 잘 들어보면, 타이틀곡답지 않게 내용은 몹시 허무...하다고 싶지만, 무미건조하게 중언부언 「POP SONG」이라고 자칭하는 그 자체가 니힐리즘(허무주의)의 징후일지도 모른다. 팝(스타)의 허무함에 대한 자조는, 가령 전작들을 돌이켜보면「Flamingo」또한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어느새 메타포라는 가리개마저 벗어던지고 '全部くだらねえ전부 시시해' 라고 단언하는 이 노래는 이미 갈 데까지 간 셈이다. 어쨌든, 오직 '너'에게만 희망을 거는 것처럼 해놓고는, 그마저 부정하는 셈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릿광대=트릭스터 라는 도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그것대로 헛수고일 것이다. 이 곡에 있어서 '전부 시시해' 라는 한 마디의 미련 하나 없는 단언에서 꿈틀거리는 양가감정이야말로, 팝POP, 또는 이 노래를 빌려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나저나 이 곡에서 신경쓰이는 점은, 뒤틀렸다고 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셔플된 비트다. 리듬의 울림이, 경쾌함(즉 POP스러움)을 넘어 경련하며 떨리고 있다. 멜로디 악기 하나하나는 자유자재로 활약하는 반면, 비정서적으로 단단하게 셔플을 쪼개는 킥(베이스드럼)이 전체적인 그루브를 강하게 잡아주고 있다. 이런 걸 듣고 있자니「감전」이 떠오르는데, 펑키하다기보다는 단정히 쪼개지는 드럼에 비해 금관악기와 현악기가 매끄럽게 연주되는 그 곡의 연장선상이 「POP SONG」이라 할 수 있겠다.

만일 「감전」과「POP SONG」을 두고 비교한다면 차이는 역시 보컬이 자아내는 그루브에 있다고나 할까. 「감전」은 그 비트의 단정함에 비해 약간 교묘하고 느긋하게 뉘앙스를 풍성하게 들려주는 노래하는 사람의 신체가 느껴지는 듯한 접근법이 인상적이다. 「POP SONG」에서도 비슷한 접근법이 느껴지지만, 오히려 더더욱 인상적인 것은 다소 스타카토 같이 음절을 나누는 비트가(특히 킥이) 빚어내는 뒤틀림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간주가 끝나며 악보의 밀도가 떨어지는 한편, 퍼커시브함을 더하는 보컬은 그런 뒤틀림을 더더욱 강조한다. 특히, "타탕-" 하는 형태가 반복되는 '이 모든게 놀이인 것 같이' 부분의 올곧음이. 아니면 'どうかしてる どうかしてる(미쳤나봐 미쳤나봐)' 부분의 「る」발음을 흘리지 않고 또렷하게 소절의 머리에 맞춘 의지가. 특히 후자는 약기(여린박)적인 프레이징이 지닌 싱커페이션(당김음)의 뉘앙스를 살려「どうかしてーる 미쳤나ー봐」하고 해도 괜찮을 부분을 강박에 맞춰「どうかしてるー 미쳤나봐ー」라고 하는 게, 필자의 직감으로서는 조금 의외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POP SONG」의 보컬이 새기는 리듬은 약간 인공적이랄까, "모조품" 과 같이 느껴진다. 감정의 표출이라고도 표현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투박한 그루브는, 그 목소리가 발하는 메시지를 얼마나 곧이들어도 되는가 - '전부 시시해' 라고 딱 잘라버리는 니힐리즘을 얼마나 곧이들을 수 있나 - 의 판단을 보류하게 한다(애초에 노래라는 픽션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어떤 건지도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다만, 그 문제는 미뤄두기로 하자). 굳이 국어책 읽기를 하듯이, 이건 연기입니다 -라고 알리는 듯한, 리듬의 레토릭(수사학)이 작용하고 있다. 아무래도「감전」의 보컬이 신체성의 안쪽에 감정이입을 할 여지를 넉넉하게 남기고서 노래가 가진 드라마에 함축성을 주는 것과 대조해보고 싶어진다.



최근 요네즈 켄시를 보다보면, 고전 라쿠고를 바탕으로 하는「사신」에서도 그렇듯, 연기하는 것, 캐릭터를 입고, 캐릭터에 몸을 맡기는 것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전면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Flamingo」에서도 그런 느낌이 든다). 「POP SONG」에서는 그러한 지향성이 리듬 속에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걸 가장 당당하게 가리키는 건 본인 스스로가 캐릭터 디자인에 관여했다는 그 인상적인 분장을 하고 활달하게 화면 속을 돌아다니는 요네즈 켄시의 모습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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