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커미션/기타

OC

바보 같은 말이었다. 그러나 우습지는 않았다. 상황은 이런 지경까지 우리를 몰아세웠으므로. 누군가의 부고조차 들리지 않는, 습하여 찐득한 계절. “날 이 화력팀에 넣어줘요!” 당신이 풍기는 냄새는 이 무력한 전쟁 바닥에서 뒹군 고통을 말해 주었다. 아주 짧은 시간만이 지나갔음에도. 몇 곱절은 쌓인 함박눈 그 덩어리처럼. 가을날 죽지 못하여 애석하게 땅 ...

탈고 안 했습니다……. 반박시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그러나, 반박은 바마몬 스트리밍으로 받습니다. 온앤오프 대박나자. 날아 Fly (feat. Runaway) Bye My Monster너를 떠나야 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닌 바로 나란 걸보이면 안 되는 것이 보여/널 원할수록 난 괴물이 될 것 같아 단순한 사랑 이야기라고 하기엔, 제목과 가사에 상정하는 다른...

우린 너무 마셨어, 집으로 돌아가는 밤 서로의 어깨가 부딪히기를 일 분에 수십번 웃음소리는 사람 없는 거리에 퍼지고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기를 또, 수십번 저 멀리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 소리 야경의 빛에도 굴하지 않는 오리온자리 호오─불면은 날아갈 듯 퍼지는 입김이 새하얘 기나긴 겨울 밤, 아무래도 너무 마신 탓이야 아침이 떠오른 지금에도 난 당신에게...

프혁 AU

입이 트이기 시작한 민중은 그 입을 멈추는 법을 몰랐다. 평생을 윗선에 아부하기만 하였던 입술을 스스로 어찌할 줄 모르는 듯이. 그들이 뱉는 말들은 금속을 태우듯 저마다 다른 색을 지녔으나 하나만은 같았다. 위로, 위로, 위로! ‘위’를 불태워버리자, 휩쓸자! 곧 온 유럽을 휩쓸 것만 같은 불티 실린 바람에, 레몬과 포도밭이 찬란히 빛나는 남부 프랑스도 예...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1. 냉장고 상태를 바로잡았으면 좋겠구나. 건강식만을 챙기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그래도 물 대신 코크만 마시는 것은, 감히 말하건대 건강식은 당연 아니거와 각종 성인병을 불러올 뿐이다. 먼저 ...

※ 산나비 진엔딩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스포일러 주의 ※ 산나비 스포일러 주의 그것은 일종의 마법이었다. 그는 바라본 아이의 눈빛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눈에 비친 후 두 번 뒤집어지며 오롯이 맺힌 상(像)안에는 마법이 잠들어 있음을. 세간에 뿌려진 과학으론 설명할 수 없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혹은 땅 아래...

우리, 거리 (2) 영원처럼 밝게 안녕. 윤하, Black Hole 당신에게 거짓말을 했다. 계속 그러겠지. 용서는 바라지 않는다. 애초에 그렇게 시작한 거짓말들이 이 세상에 트이기라도 할까. 그렇게 끝맺는 거짓말들은 있어도. 그래, 내 다짐하건대, 이 거짓의 맺음에는 어떤 용서의 바람 한 길조차 없을 것이리라. “아까 ‘침입자 씨’라고 한 것, 미안합니다...

우리, 거리 (1) 내 기억은 유로파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고도를 짐작할 수 없는 희뿌연한 하늘. 하늘에서 추락하는─역시 희뿌연한─구름의 조각난 시체들. 그 내음까지 뺨에 베이도록 스며들도록 사납게 휘몰아치는 얼음바람까지. 나는 이 집합체를 꿈속에서, 혹은 의식의 세편에서 몇 번이고 기억한다. 되물어지고 대답한다. 길고 느린 속삭임과 함께. 그러면 나 역시...

1차 OC HL 조폭경찰 누아르 AU / ※ 빠른마감(28시간,5743자)

서울 한복판 내 총성. 핏자국은 없었다. 그야 장마가 깔끔히도 씻어 내려갔으니. 그렇게 뉴스 헤드라인을 수개월째 불태우는 한일 간 조직폭력배 사건의 유일한 단서가 하늘의 뜻에 따라 사라졌다. 씨팔, 그렇게 총을 오질나게 쏠 것이면 시체 하나쯤은 전시해 놔야 하는 것 아냐? 상사에게 매몰차게 쳐맞고 온 광수대 서 팀장이 공허하게 담배를 뻑뻑 피우며 팀이 떠나...

※ 빠른마감(당일마감, 9시간) / 1230자

내가 사랑한다는 걸 알아. 욕심이 많다는 것 또한 알아. 그러니 무엇 하나 놓을 수 없겠지, 지금? 그래서 미쳐버릴 지경일 거야. 이때 즈음의 나, 그 무엇도 잃기 싫다는 욕심에 빠져서 괴로워했거든. 맞지, 겁쟁이 아가씨? 음악을 놓겠다는 결심 또한 일종의 사랑에 대한 욕심이지. 갈구야. 소름 돋는다는 표정은 아껴 둬. 앞으로 녹턴 가 이니히의 삶에는 셀 ...

※ 혈계전선 크라우스 드릠

“아니, 일 없어? 이렇게 평화적인 시위 가드에 라이브라 리더가 행차하시다니.” “…경위가 일선에 서는 건 더 드문 일로 보이네만.” “아…. 왜, 나는 이런 일 하면 안 돼?” 대답 대신 오는 것은 당황스럽다는 듯한 멋쩍은 웃음이었다. 무언가 변명거리를 던질 수도 있겠지만, 크라우스는 그저 웃는다. 그런 사람이니까. 또 지젤에게 그렇게 남아있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