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Page is Sound!

안녕하세요, 임틀비입니다. 너무나도 늦은 <Our Page is Sound!(이하 아페사)> 후기입니다. 쓰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서, 여러분이 궁금해하셨던 것들에 관한 답변까지, 아페사의 숨겨진 부분을 전부 써내려 노력했습니다. 여러 잡담과 해석이 있기 때문에 아페사를 다 안 보셨다면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후기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할 정도로 엄청 ...

희도일

도일은 베이스를 연주했다. 자신이 있었다. 베이스에서 중요한 건 눈에 띄지 않는 것. 베이스는 다른 악기와 조화를 이루면서 소리를 채우는 역할이라고 도일은 생각했다. 인성의 묵직한 드럼 소리가 들려왔다. 인성은 흥분하면 박자를 놓치는 습관이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강약 조절이 좋았다. 드럼 소리가 묵직하게, 사람들의 심장을 옥죄여야 부분에서는 인성의 연주가...

희도일

이선유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건 이선유 스스로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였다. 이선유는 한 번도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자신에게 박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지금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선유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으며 이 모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이선유의 아버지는 인천의 한 대학병원...

희도일

6월 중순, 종강을 했고 시간은 흘러 7월이 되었다. 여름방학이 오니 사람이 늘어졌다. 나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부는 방 안에서 누워 천장만 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사정 때문에 7월 동안 미국에 잠시 돌아가게 됐다. 즉, 나 혼자 집에 머물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되기 전에는 계속 혼자 집을 지켰기 때문에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희도일

최악이었다. 일단은 약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게 찾아온 무력감과 허무함을 떨쳐낼 수 없었다. 내가 싫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고희도에게 연락을 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고희도는 아마 그때도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을 거라는 결론이 나왔다. 고희도가 내게 연락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재작년 겨...

희도일

"와." 깨어나자마자 나온 말은 그거였다. 몸은 무겁기 짝이 없었고 정신도 온전하지 못했다. 그저 알 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으로 보았던 어두운 밤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는 것이었다. 내가 어디에 누워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창문으로 빛이 들어왔다. 얼마 만에 보는 빛인 건가. 푸른 하늘이 아득했다. 손에 부드러운 이불의 감각이 느껴졌다. 식은땀이 흘러 눈을 ...

희도일

남도일이 박해솔과 헤어졌다. 그 소식을 누군가한테 들은 건 아니었다. 내가 봤다. 눈이 내리는 12월 초의 어느 날이었다.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신 이유는 참 단순했는데, 백준수와 하인성이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 술을 마시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물론 나는 위로가 필요하다는 말을 한 적은 없었다. 아마도 내 표정이 그 둘의 눈에는 안 좋아 보였거나, 그저 자기...

희도일

고희도 × 모브 표현이 적나라합니다. 남도일 × 모브 표현도 있습니다.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시간은 흘러 6월 20일, 종강을 했다. 종강 파티랍시고 술만 주야장천 마시던 그 술자리에서 고백을 받았다. 1학년 동기였다. 이름은 이다현. 나와 같은 경영학과로, 이다현은 베이스를 연주하는 사람이었다. 흑청색의 어깨를 조금 넘는 생머리와 넘긴 앞머리는 깔끔했다....

희도일

"남도일 골!" 5월 말의 푸른 하늘 아래, 청은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전부 남도일에게 집중했다. 청은 고등학교의 체육대회의 꽃은 역시 축구. 축구부가 유명한 만큼 반끼리 하는 축구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종목이었다. 남도일도 당연히 그 축구 경기에 선수로 나갔다. 11명이 선수로 나가야 했기 때문에, 당연하게 나도 경기를 뛰게 됐다. 남도 일은 공격...

희도일

준수는 희도를 본다. 희도의 표정은 그에게 전혀 안 어울리는 것으로, 일단 준수는 처음 본 것이 확실하다. 교실 내부는 술렁인다. 당연하다. 남도일이 전학을 가게 됐다는 그 충격적인 발언에, 어느 누가 당황을 표하지 않겠는가. 전학이야 갈 수 있다. 학교의 수준이 도일에게는 낮았을 수도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고등학교라고는 하지만, ...

희도일

"남도일 골!" 학생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그리고 운동장에서는 남도일이 가쁘게 숨을 쉬고 있다. 그런 남도일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뒤에서 달려드는 학생들은 확실히, 축구부다. 남도일은 작년에도 이렇게 동아리 활동이 없는 점심시간에 이따금 축구를 했었다. 반 친구들과 친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축구부와 친한 것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제 그런 기회가 있었...

희도일

여름 방학이 끝나고 시간은 빠르게 흘러 9월이 왔다. 9월이 오자 그래도 가을이라고 천천히 날씨가 선선해지기 시작했고, 동아리에서는 축제를 위해 쉴 새 없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9월에는 시청각실에서 나와 남도일이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선유가 아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선유 대신이라고 해도 좋았다. 남도일과 함께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