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강도민 선생님 글의 외전 입니다. 강도민 선생님은 현재 수정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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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민 선생님 외전 : 은우의 첫 수업 下







" 저... 저, 흐읍, 좀, 끕, 혼내, 주세요.. "




옥상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는 은우를 보니 도민은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혼자 땅굴을 파고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직접 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자 생각보다 더 어이가 없었다. 




" 윤은우, 내가 실수했다고 지랄하지 말라고 했잖아. "

" 흐읍.. 흡 " 

" 그만 울고 일어나. 지금 학교 끝났어? 너 아직 근무 중이야. 하, 애새끼도 아니고.. "




도민은 일부러 은우에게 더 차갑게 말했다. 내가 저 새끼 저럴 줄 알았지. 도민의 반응에 은우는 눈물을 닦고, 울음을 그치기 위해 애썼다. 자리에서 일어난 은우를 바라보던 도민은 몰골을 보더니 내려가자마자 세수부터 하라고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옥상을 벗어나는 은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도민은 그제야 한숨을 길게 쉬었다. 이런 실수도 감당하지 못하면, 교사 생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은우가 조금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도민도 천천히 옥상을 벗어났다. 



" 정신... 차리자. "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보던 은우는 자신을 다독였다. 도민의 말이 맞았다. 지금은 근무 중이다. 설령 수업이 망했어도 남은 시간 참관도 있었으며, 다음 수업도 준비해야 했다. 은우가 화장실을 나섰을 때는 누가 봐도 울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눈가가 빨개져 있었다. 은우는 이제 슬슬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애처럼 옥상에서 울어댔고, 절 찾으러 올라온 도민에게 혼내달라고 말하다니. 그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교사가 된다고 찾아와서는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어리광을 피운 거라고 생각하셨겠지. 



" 선생님! "



은우가 혼란스러운 얼굴로 복도를 터벅터벅 걷던 중, 도민의 반 아이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 어. 안녕. 평소 답지 않게 당황한 티가 역력한 인사에 아이가 의아하다는 듯 은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 헐, 선생님. 울었어요? "

" 아니, 안 울었어. "

" 거짓말. 강도민한테 혼났어요? 대박, 아직도 혼내요? 우리 반도 혼나면 울어서 맨날 눈가 빨개지니까. 이런 면에서 나름 전문가라고요. "



그런 전문가도 있니? 은우가 차마 뱉지 못 한 말들은 속에 넣어두고, 도민에게 혼난 게 아니라며 열심히 해명했다. 아, 그래요? 하는 아이의 눈에는 은우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 가득 차 있었지만. 나, 먼저 가볼게. 가서 얼른 밥 먹어. 은우가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떠나는 은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이는 대박 사건이라며, 급하게 교실로 들어가서 소리쳤다. 야, 우리 교생 강도민한테 혼나서 울었대. 헐, 진짜? 불쌍해. 이 순간 도민의 반 아이들은 그 어느 때 보다 강렬하게 은우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 윤선생님, 울었어요? "

" 네? "



도민의 반 아이와 헤어지고, 교무실에 들어 선 은우에게 진호가 다가왔다. 학교에... 선생님 강도민 선생님께 혼나서 울었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진호의 말에 은우는 순간 눈앞이 하얘져 앞으로 무게 중심이 쏠려 넘어질 뻔했다. 진호가 괜찮냐고 물으며 다가오길래, 은우가 괜찮다며 자리에 앉았다. 진호는 은우의 옆으로 다가와 물을 전해주었다.



" 수업 실연 때문에? "

" 아... 네.. "

" 그럴 수 있지. 뭐야, 근데... 윤 은우 선생님이 망했으면, 나는 더 망하겠는데. "

 


선생님은 잘 하실 거예요. 은우의 말에 진호는 어깨를 으쓱였다. 종이 울리자 진호가 수업 참관이 있다며 교무실을 나서자 은우는 의자에 몸을 완전히 기댔다.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도민이 지시했던, 또 다른 수업들이 남아있었다. 정신 차리자. 정신.

은우는 오늘 수업을 생각하며 보완할 점을 찾고, 수업계획을 다시 했다. 다음 수업은 절대로 망하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하면서. 고치고, 또 고쳤다.



" 가자. 집에. "



다른 교생선생님은 진즉 퇴근했는데, 은우는 오늘 종일 시간만 나면 교무실에 들어와 수업계획안을 고쳤다. 그러다 보니 야간 자율이 끝날 시간이 되었고, 교무실에는 은우만 남아있었다. 도민이 은우를 직접 찾아올 때까지 계획안에 빠져있던 은우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 아, 벌써..  "

" 빨리 와. 아주 학교에서 살지 그러냐. " 

" 죄송합니다..  "



도민의 날 선 말에 은우는 빠르게 짐을 챙겼다. 짐이라고 해봤자, 크게 많지는 않지만. 제가 쓰던 계획안과 몇 가지 뿐이었지만. 학교에 온 뒤로 도민의 재촉에 짐을 빠르게 챙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먼저 나간 도민을 따라 나간 은우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보니 나 아까, 혼날 짓 했지... 그제야 생각나는 오전의 일. 내가 왜 그랬을까, 왜 혼내달라고 했지. 당장이라도 제 입을 때리고 싶었다. 그래도 혼내달라는 건 진심이었다. 정말, 혼이라도 나야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도민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길은, 조용했다. 은우는 아까의 일을 생각하느라 도민의 눈치를 보고 있었고, 도민은 은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윤은우의 버릇을 고쳐놓으려면 혼을 내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안 왔다. 다 큰 애새끼를 혼낸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 윤은우. 씻고, 계획안 들고 서재로 와. " 

" 네, 선생님.. " 



집에 들어가자마자 계획안을 가져오라고 말하는 도민에게 고개를 끄덕인 은우는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아까 계획안을 완성하긴 했지만. 아직은 미완성 수준이었다. 은우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계획안을 들고 도민의 서재로 향했다. 선생님, 저 들어갈게요. 은우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도민도 편한 옷을 입고 무언가 마시고 있었다. 



" 뭐해, 빨리 와. " 

" 네네.. " 



은우가 잔뜩 긴장한 게 눈에 보이자 도민은 은우를 힐끗 바라보고는, 은우가 내민 계획안을 확인했다. 확실히 전보다 계획안은 좋아지긴 했다. 역시 경험이 중요한 건가. 은우는 오늘 수업에서 실수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서 계획안을 다시 작성했다. 



" 이렇게 하면 문제는 없겠네. "

" 감사합니다.. " 

" 그럼 윤은우. 이제 혼 좀 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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