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11.19. 블랙자칼vs애들러스 배포전 [우5/M막둥이 S쇼요랑 B블자랑 Y영원히 B배구하자 J제발] 부스에서 판매하였던 블자히나 소장본 < MSBY BJs : 막둥이 쇼요랑 블자랑 영원히 배구하자 즐겁게 사이좋게 > 1권의 유료발행입니다! (본문, 후기 포함 약 14만 8천 4백 자)

※ MSBY 블랙자칼의 우당탕퉁탕 시끌벅적하면서도 평화로운 일상 이야기 + 개그 / 블자히나, 히나른 요소 多


※ 본 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은 총 4편의 이야기 중 01, 02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01. 스나의 의문. "MSBY 블랙자칼은 어째서 히나타에게 그렇게 무른 거지?" 

 02. MSBY 블랙자칼 깜짝 카메라! "식단 관리 중인 히나타가 간식을 먹고 있다...?!" 팀원들의 반응은?

 03. 제1 차 부엌대첩 발발! 블랙자칼 요괴즈 4인방의 우당탕퉁탕 요리 시간!

 04. 블랙자칼 막내즈, 사쿠사와 히나타의 공동 육아 일기 feat. 아기 고양이



※ 샘플은 아래 게시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01~04 이야기 샘플 수록)


※ 동일 소장본에 수록된 03, 04편 이야기는 아래 게시글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블자히나] MSBY BJs : 막둥이 쇼요랑 블자랑 영원히 배구하자 즐겁게 사이좋게 - 첫 번째 이야기 (上)












 01. 스나의 의문. "MSBY 블랙자칼은 어째서 히나타에게 그렇게 무른 거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 집단의 명칭을 맞혀 보시오.


첫째. 평균 신장 190.2cm의 남자 배구 선수로 이루어진, 국내 배구 리그의 강팀 중 하나이다.


둘째. ‘개인의 노력으로 사람을 맺다’라는 기본 이념을 지닌 국내 자동차 부품 메이커 주식회사 (―) 를 모기업으로 두었다.


셋째. 홈타운은 오사카부 히가시오사카시이며,


넷째. 상징 동물은 자칼이다.


다섯째. 지난 시즌, ‘챔피언’ 슈바이덴 애들러스로부터 3:1로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연승 행진을 달린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여섯째. 선수 각자의 뚜렷한 개성과 공동체로서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예측 불허의 강인함을 휘두르는, ‘승리를 갈망하는 칠흑의 혁명군’이라는 별칭을 지닌 팀이다.


그리고, 일곱째―.






“……지금이야!”






날아올라라―!!




높고 빠르면서도 예리하게 띄워진 공이 허공을 갈랐다. 내내 시선을 떼지 않고 공을 노리던 한 사람이 코트의 오른쪽에서 힘차게 발을 굴러 뛰어올랐다. 그 엄청난 존재감을 놓치지 않고 따라 붙은 상대팀의 선수들.






“잡았… ……!!”






이런…!






“21번은 미끼야! 공은 반대쪽…!!”

“흐흥, 이미 늦었거든!? 봇 군, 내다 꽂아버려라―!”






모두의 시선을 오른쪽으로 이끌며 달렸던 한 사람이 네트 위로 뛰어올랐다. 그 모습을 눈으로 뒤쫓다가 뒤늦게 공이 반대쪽으로 갔다는 사실을 깨달은 상대팀이 몸을 움직였지만, 그 땐 이미 왼쪽에서 내리쳐진 공이 바닥으로 떨어지던 중이었다.







“읏, 잡았…어…!”

“쳇―.”

“나이스, 코모리! 이어서 바로 반격한… ……어?”






얘가 왜 여기에 있지…? 겨우 성공한 리시브에 이어 조금은 조급하게 토스를 올린 상대팀, EJP 라이진 세터가 눈을 깜빡였다.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오른쪽에 있던 사람이 순식간에 코트를 가로질러 왼쪽에서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을 본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상대 세터를 본 아츠무가 한쪽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웃었다. 그와 동시에, 다른 그 어떤 누구보다 빠르게 한 번 더 날아올랐던 누군가는, 정확히 예측했던 자리로 던져진 배구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곧 닥칠 승리의 희열을 예감한 본능적인 미소였다.




삐이이익―.






“경기 끝! MSBY 블랙자칼 대 EJP 라이진 오후 친선 연습 경기, MSBY 블랙자칼의 2:1 승!”






시합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코트 위 천장의 조명을 향해 높이 뛰어올랐던 누군가의 두 발 안정적인 착지를 마치고 크게 들이마시었던 숨을 도로 내뱉으며 씨익 웃었다. 이윽고, 그 주위에 모여들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사람들.



땀방울 하나가 또르르 흘러내리던 이마는 순식간에 검은색 유니폼을 입은 동료의 가슴팍에 닿았다. 누군가의 거칠지만 따뜻한 손길은 오렌지색 머리 위를 쓰다듬었고, 또 다른 이들은 등을 가볍게 툭툭 치거나 어깨를 주무르거나, 혹은 늘여내어 잡은 두 볼을 흔들며 칭찬의 메시지를 전하였다.






“예에!! 블로킹으로 마무리! 잘 했어, 역시 내 제자!”

“바로 이 맛이제! 오늘도 최고였다, 쇼요 군!”

“잘 했어, 히나타. 오늘도 역시 집중력이 좋네.”

“Good job! 멋졌어, 히나타!”

“우리 막둥이~ 마지막에는 나도 깜빡 속을 뻔했잖아! 잘 했어, 잘 했어~”






12, 13, 4, 9, 그리고 6. 새까만 유니폼들과 하나의 새하얀 유니폼 위에 새겨진 등번호의 남자들이 감싸 안고 칭찬을 반복하자, 그 중앙에 묻혀 있던 이가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웃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조금 멀찍한 곳에 떨어져 서 있는 사람.






“……자, 와서 해. 하이파이브.”






다소 무미건조한 듯한 음성에 인심을 써준다는 듯한 말투였지만 그 딴에는 나름 최고의 칭찬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이른바 ‘칭찬의 탑’에 갇혀 있던 이는 총총총 걸음을 옮겨 15번의 남자에게로 향했다. 이내 곧 그의 앞에 서서 기쁨의 미소를 띄운 채 마주보다가, 짝― 소리가 나도록 맞닿는 두 손바닥.






“와아, 오미 상이랑 하이파이브! 칭찬 감사해요!!”

“…그렇게 반응할 정도의 칭찬은 아니었는데. 애초에 히나타 네가 매번 경기에서 이기고 나면 하이파이브 하고 싶어 하잖아. 안 받아주면 아쉬워하고. 그래서 한 것뿐이야.”

“그래요? 그래도 감사해요! 그리고 마지막에 오미 상이 옆에서 같이 블로킹 뛰어주셔서 엄청 든든했고!”

“…당연하지. 히나타 네 옆이 내 자리고, 우리가 블로킹을 뛰어야 했던 자리였으니까.”

“오미오미, 좀 솔직해져 봐~ 오미오미도 휘슬 울리자마자 두 주먹 불끈 쥐고 좋아했으면서!”

“그럼 가만히 있어야 해? 이겼는데 안 좋아할 이유는 없잖아.”

“이런~ 오후에는 우리가 이기려고 했는데, 아쉽게 됐네. 다음에는 안 질 거야, 사쿠사.”

“코모리! 아까 리시브 대단하더라! 나 분명 득점한 줄 알았는데!”

“봤나, 스나! 오전에 이어서 오후에도 우리가 이겼다!”

“…하, 경기 결과에는 납득하는데, 아츠무 네가 그렇게 웃는 거 보니 조금 싫어지려고 하네. 그리고… 언제 봐도 요 꼬맹이는 이쪽에서 번쩍 저쪽에서 번쩍, 사람 정신을 빼 놓는다니까?”

“그러게. 언제 봐도 깜짝 놀란다니까? 이제 조금 익숙해져서 적응했다 싶으면 또 다시 낚이고….”






검은색 유니폼의 무리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던 EJP 라이진의 스나 린타로와 코모리 모토야가 말했다.



그 시선의 끝에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오후 연습도 즐거운 경기였어요! 감사해요, 스나 상, 코모리 상!”이라며 제대로 감사 인사를 건네는 사람. 다른 이들보다 최소 머리 하나는 더 작은 곳에 위치한 그의 두 어깨 위로, 팔을 얹은 누군가가 자부심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흐흥! 어떤데! 내 스파이커! 우리 MSBY 블랙자칼 최고의 미끼가!”

“츠무츠무, 그러면서 은근슬쩍 히나타 유니폼에 땀 닦는 거 아냐?”

“왜 멋대로 ‘내 스파이커’라고 부르는 건지. 히나타, 연봉 잘 모아뒀다가 조만간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해버려.”

“아, 봇 군이랑 오미 군은 쫌! 이럴 땐 내 좀 냅두고 그냥 각자 갈 길 가라!”

“응? 나 지금 어디 가? 우리 여기에서 쉬다가 스트레칭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거 아니었어?”

“너야말로 히나타 좀 두고 네 갈 길 가는 건 어때. 애 불편해하잖아.”

“불편? 누가 불편해한다고. 우리 쇼요 군이 내를 불편해 할 리가 있나! 맞제, 쇼요 군? 응? 내 하~나도 안 불편하제? 불편하나? 응?”

“츠무츠무 집착 별로다.”

“으.”

“니들은 언제 봐도 사이가 참 좋네.”

“블랙자칼 요괴즈는 볼 때마다 재미있어서 같이 친선 연습 경기 하는 일정이 잡히면 그 전주부터 즐겁다니까?”






보쿠토, 아츠무, 그리고 사쿠사. ‘블랙자칼 요괴즈’라 불리는 4인방 중 세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를 들으며, 스나와 코모리가 말했다. 그러자 둘을 향해 각각 “응? 우리 재미있어? 재미있다니 기분 좋네!”, “뭐가 재미있는데! 내 몰이 당하는 거 안 보이나!”, “…같이 묶지 말았으면 하는데.”라고 답하는 세 사람.



그런 그들의 정중앙에 서 있던… 아니, 서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던 누군가는 오늘도 자연스럽게 자신을 둘러싼 대형으로 서 있는 세 명의 사이에 껴서 하하 웃고 있었다.




바로 ‘블랙자칼 요괴즈’의 마지막 한 사람이자, MSBY 블랙자칼의 ‘최강의 미끼’라 불리는 21번 유니폼의 남자.






“다들 기운 넘치시는 것 같은데, 저희 잠시 후에 연습 경기 한 번 더 하자고 부탁드릴까요?!”






히나타 쇼요였다.

 

 




◾ M ◽ S ◾ B ◾ Y ◾ B ◾ J ◾

 

 




“막둥아… 이제 그만… 오늘 시합은 이쯤에서 그만하고, 다음에 만날 때 또 하면 안 될까…? 나 이제 슬슬 힘든데….”

“…이누 상. 이누 상은 이제 슬슬 힘듭니꺼…? 내는 아까 전 세트에서 이미 허벅지가 떨리기 시작했습니더….”

“젊은 게 좋긴 좋네…. 나는 그 전전 세트….”

“…….”

“다들… 사쿠사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숨만 내뱉은 지 한참 됐는데, 알고 있어…? 그리고 나도 이제 곧 knockout 될 것 같아, haha….”

“나도, 힘들어…!!”

“앗, 그래요…? 하지만 오늘은…….”






아직 아홉 세트밖에 못 했는데…. 못내 아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 한 히나타가 들고 있던 배구공 위의 손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직전 시합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바닥 위로 드러누운 동료들을 보면서도 고개를 갸웃하던 그는, 아직까지도 체력이 남아도는 모양이었다.



그런 히나타를 보며 제발 그만하자는 의사를 밝혀온 것은 비단 같은 팀 동료들뿐만이 아니었다. EJP 라이진에서 특히 친분이 있는 스나와 코모리, 심지어는 보쿠토와 같은 학교 출신이라 몇 번의 합숙을 통해 얼굴과 이름 정도만 알고 있던 와시오까지 히나타에게로 다가와 고개를 저을 정도였으니…. 종종 친선 연습 경기를 진행했던 두 팀의 감독 또한 이제는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코트 정리를 선언했다.







“히나타, 물어볼 게 있는데.”

“앗, 스나 상! 어떤 건가요? 편하게 물어보세요!”

“별 건 아니고, 혹시 뭐 따로 챙겨 먹는 거 있어…? 따지고 보면 너랑 나 5개월 차이밖에 안 나고, 나도 분명 체력 좋은 편에 속하는 선수인데 어째서 체력이 이렇게 다른 거야.”






스트레칭을 하던 히나타에게로 다가온 스나가 물었다. 언제나 그랬듯 오늘도 제 옆의 사쿠사를 따라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꾸욱 꾹 몸을 누르고 있던 히나타가 고개를 번쩍 들더니 눈을 깜빡였다.






“앗, 저요? 저 그냥… 밥? 밥 잘 챙겨먹는 정도?”

“밥 잘 챙겨먹는 거라면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 친구가 있는데, 걔도 너만큼 체력이 좋진 않을 걸.”

“앗, 오사무 상 말씀이시죠? 오사무 상도 체력 좋으실 것 같은데. 애초에 장사 하는 건 체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거야 그렇지만, 히나타보다는 아니지 않을까. 말했잖아. 애초에 나도 체력 좋은 편에 속한다고.”






이번에는 몸을 일으키고 자세를 바꾸어, 스트레칭 하는 사쿠사의 등을 꾸욱 꾸욱 눌러주기 시작한 히나타. 어느새 다가와 이 대화에 합류한 코모리 또한 궁금하다는 반응을 내비치자, 잠시 생각에 잠긴 그의 손이 멈추었다. 그러자 아래에서 들려오는 사쿠사의 목소리가 있었다.






“집중해서 안 눌러? 동시에 하기 어려우면 가서 대화나 해. 나 혼자 해도 되니까.”

“아, 히나타. 사쿠사 자기한테 집중 안 해준다고 삐졌다.”

“그런 거 아니거든.”

“에이~ 아니긴 뭘. 사쿠사 너 전에도 히나타가 너랑 요가 하던 도중에 전화 받으러 나가선 한참 동안 안 돌아왔다고 투덜댔잖… 아, 알았어! 말 안 할게!”

“야, 너 가. 이미 다 말해놓곤 무슨.”

“오미 상… 그 때 저한테는 혼자 요가 하고 있었다고, 저 나갔다 온 거 신경도 안 썼다고 하셨으면서… 사실은 서운하셨던 거군요….”

“아냐. 누가 서운하대? 자의적인 해석 하지 마. 너 그거 자의식 과잉이야. 내가 왜 서운함을 느껴? 어이가 없네.”

“히나타, 알지? 사쿠사는 부끄러울수록 더 저렇게 말이 짧고 많아지는… 아, 알았어! 진짜 안 할게~”






사쿠사의 험악한 눈초리를 받은 코모리가 스나의 뒤로 물러서며 웃었다. 어쩐지 조금 붉어진 것 같은 사쿠사의 귀를 모르는 척해주기로 한 히나타는 손에 더 힘을 주어 지그시 등을 누르다가 불현듯 떠올랐다며 입을 열었다.






“아, 맞다! 저, 같은 방 룸메이트인 오미 상 따라서 영양제도 먹고 있어요. 이것 저것 종류가 꽤 많아요.”

“어떤 건데? 나도 마침 기존에 복용하던 게 떨어져서 새로 사려던 참이었거든.”

“음, 그게… 뭐였더라? 비타민이랑 오메가3랑 유산균 말고 또 있었는데… 무슨, 루, 루…….”

“루테인.”

“에, 눈 영양제잖아, 그건…?”

“그냥 히나타가 체력 괴물인 거야. 똑같은 영양제를 먹는 나를 봐. 일곱 번째 세트 때부터는 속에서 욕 나오던데.”






허리를 세워 앉은 사쿠사가 말했다. 이제는 반대로 사쿠사의 앞에 앉혀진 히나타가 눌리는 등을 앞으로 숙이며 엎드렸다.






“저 초등학생 때부터 동네 친구들이랑 야구나 축구하러 다니고, 고등학생 때는 매일 자전거 타고 산을 넘어 등하교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레 체력이 길러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운동 덕분이라고 하기엔, 우리 넷 다 프로 배구선수인 걸…?”

“어… 그러면… 역시 잘 모르겠는데…. 제가 체력이 그렇게 유별나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히나타 체력이 유별나게 좋은 게 아니라면, 우리 체력이 유별나게 거지인 걸까?”

“거지라니. 쇼요 군 앞에서는 고운 말 예쁜 말만 써라, 스나.”

“쟤 또 왔네.”

“우리 쇼요 군이 여 있는데 내가 당연히 와야제, 뭔 소리고.”






저지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 넣은 채 다가온 아츠무가, 자신을 향하여 질린다는 표정을 하는 스나에게 말했다. 그리곤 히나타의 등을 누르고 있던 사쿠사를 밀어내더니 히나타의 등을 눌러주는 척 뒤에서 안으며 목소리를 이어갔다.






“우리 쇼요 군이 뭘 먹고 이렇게 체력이 좋은지 나는 알제~”

“어? 뭔데요? 저 뭐 특별한 거 먹었던가요…?”

“장담하건대, ‘분명 헛소리를 내뱉을 것이다’에 한 표.”

“두 표.”

“그럼 나도 한 표 넣을까~”






굳이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며 스나와 사쿠사, 코모리가 연이어 말했다. 세 사람이 그러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아츠무는 히나타의 등에 이마를 대고 있던 얼굴을 들고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모르냐며 속상하다는 표정 연기는 덤이었다.






“뭐긴. 쇼요 군 진짜 모르나!”

“어어… 저 진짜 모르겠는데…?”

“내가 매일 같이 쇼요 군한테 내 애정을 듬뿍 먹이고 있다이가!”

“헛소리 수준이 아니라, 개수작이었네.”

“아츠무는 참, 질리지도 않고 열심히 주접을 떠는구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아츠무의 행동에, 스나는 고개를 젓고 코모리는 재미있다며 웃었다. 스트레칭 파트너의 역할을 채 다 하지 못 한 사쿠사는 이미 자리를 뜬 지 오래였다.



그 이후에도 한참을 매미마냥 등에 붙은 아츠무를 달고 있어야 했던 히나타는, 막둥이를 괴롭히지 말라며 다가온 이누나키의 손에 아츠무가 끌려가고 나서야 자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나.

 

 




◾ M ◽ S ◾ B ◾ Y ◾ B ◾ J ◾

 




 

그러고 보니 또 궁금했던 게 있었는데 말이야―.







“너희 블자는 왜 히나타한테 유독 그렇게 무른 편이야?”






라커룸에 앉아 휴대폰을 하고 있던 스나가 물었다. 별 생각 없이 MSBY 블랙자칼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들어갔다가, 유독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히나타 관련 내용을 보고 떠오른 질문이었다.



스나가 말하는 ‘블자’가 자신들 MSBY 블랙자칼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았다. 스나의 옆에 앉아 있던 아츠무도, 손톱을 다듬고 있던 사쿠사도, 그리고 존댓말의 형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질문의 대상이 아니었던 보쿠토 또한 말이다.



하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스나의 질문을 이해한 사람은 없는 듯했다.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쿠사는 차치하더라도, 다른 두 사람, 보쿠토와 아츠무는 고개를 갸웃하며 시선을 맞춰왔기 때문이었다.






“응? 우리가 물러? 히나타한테?”

“뭔 소리 하는 기가, 스나. 오늘 참 요상한 질문 많이 하네. 우리가 쇼요 군한테 언제 무르게 굴었다고.”

“에, 진심으로 하는 소리? 보쿠토 상도요?”

“응? 응! 딱히 히나타한테만 그렇게 행동한 적은 없는데?”

“…사쿠사, 설마 너도 그렇게 생각해?”

“…….”

“…….”

“딱히… 의식하고 특별 취급한 적은 없어.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지―. 사쿠사가 대답했다. 그나마 유일하게 양심이 남아있는 그의 말에도, 스나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그런 스나의 맞은편에서 보호대를 풀고 있던 코모리가 말했다.







“왜~ 히나타 귀엽잖아. 다른 학교 후배였고 지금도 다른 팀이지만, 나는 볼 때마다 히나타 같은 동생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 들던데.”

“코모리가 뭘 쫌 아네. 사람 보는 눈이 있다.”

“아니, 나도 히나타가 뭐 어떻다거나 그런 의미에서 한 말은 아니거든. 다만, 같은 성인 남성이고 동일한 동료 배구 선수인데, 가끔 보면 조금 심하게 아이 취급을 하는 것 같달까. 그렇다고 히나타가 다른 사람의 애정이나 관심을 갈구하거나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편도 아니잖아.”

“쇼요 군은 안 그러지. 혼자서도 스스로 척척척 잘 하는 아다.”

“오히려 히나타의 애정이나 관심을 갈구하는 건 아츠무 쪽 아냐?”

“방금 한 말 취소. 코모리 니는 아무 것도 모른다. 내는 쇼요 군의 애정을 갈구하는 게 아니다.”

“그럼?”

“쇼요 군 자체를 원하는 거다.”

“이것 봐. 저런 주접도 너무 과하다는 생각 안 들어? 아이돌 팬인 내 동생도 저 정도까지는 아니던데.”

“쇼요 군이 아이돌은 아니지만 비슷한 존재인 건 맞제. 우리 블자가 낳은 최고의 아이돌.”

“츠무츠무, 방금 그 발언은 좀 사이비 교주 같았어…. 그리고 히나타를 우리가 낳진 않았잖아…?”

“열심히 배구 선수 하고 있는 애를 갑자기 아이돌 만드네.”

“맞아! 히나타의 배구 열정을 얕보지 마, 츠무츠무!”

“아, 그런 뜻이 아니고! 쇼요 군이 우리 팬들 사이에서도 아이돌 비스무리한 존재는 맞다이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지적에 억울하다며 목소리를 높인 아츠무였다. 스나 또한 옆에서 휴대폰 화면을 내밀며 말했다.






“히나타가 아이돌이라는 아츠무의 의견과는 다른 맥락의 발언이라는 걸 미리 말해두고 싶은데. …솔직히 나도 가끔 그 생각 하긴 했거든. 여기 블자 인스타그램 계정만 해도 봐. 어느 배구팀이 소속 선수의 일상 사진을 이렇게까지 올려? 뭐, 팬클럽 계정이면 몰라도.”

“쇼요 군 팬들 계정은 따로 있다. 가장 유명한 건 ‘Orange Wings’랑 ‘쇼요바라기’라고, 전에 쇼요 군 생일카페도 진행한 곳이다. 특히 ‘쇼요바라기’는 홈마가 매번 우리 경기도 보러와가 쇼요 군 직찍을 억수로 잘 찍어 올린다.”

“아, 거기 유명하지~ 사진들 다 예쁘더라.”

“코모리는 어떻게 아는데?”

“나 전에 히나타랑 사쿠사랑 셋이 히나타 전시회 다녀왔… ……어? 이것도 비밀이었던 거야?”

“하아….”

“뭐야, 오미오미! 우리한테는 그런 데 안 간다면서 우리끼리 다녀오라며! 히나타도 데리고 다녀온 거야? 치사해!”

“내가 코모리랑 오전에 만났던 날 오후에, 히나타랑 코모리 둘이 전시회 다녀온다길래 뭔가 하고 따라갔던 것뿐이야. 그게 히나타 전시회라는 건 뒤늦게 알았고. 미리 알았으면 내가 갔을 것 같아? 그 사람 많은 데를?”

“엉. 사람 없는 시간대 골라서 다녀왔을 것 같은데.”

“이미 다녀왔잖아!”

“알았으면 안 갔을 거라고 하는 사람치곤, 그 때 받은 전프레들 다 안 구겨지게 가방에 조심조심 집어넣어서 가지고 가지 않았…… 아, 알았어~ 이것도 비밀이었구나. 미안!”

“오미오미는 비밀이 많은 남자네.”

“정작 지켜지는 건 별로 없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우리 계정에 쇼요 군 사진이 많은 건 그거다, 그거. 좋은 걸 같이 나눠보고 싶은 마음!”

“츠무츠무는 히나타 사진 찍으면 혼자 독점하려고 하잖아? 절대 공유 안 해주면서?”

“자기 보물까지 나눠주는 사람이 어디 있는데.”

“너 어디 주접 학원 다녀? 골 때리네.”






스나가 더 이상의 대화는 의미가 없을 거라 판단했는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빠져나오며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코모리가 궁금한 게 있었다며 새로운 질문을 건네었다.







“나도 궁금한 게 있었는데~ 블자 팬들이 경기 때마다 들고 오는 슬로건 문구 있잖아. 그거, 히나타 개인 슬로건인 거지?”

“뭐 말하는 기가. 쇼요 군은 개인 응원 슬로건이 많은 편이라가…. ‘오렌지빛 태양의 눈부신 도약’, ‘히나타만을 바라보는 쇼요바라기’, ‘한여름에 피어난 오렌지색 희망’, 또…….”

“아니, 그것들 말고 영어로 된 거였는데.”

“‘ALL WAYS SMILE ALWAYS SHOYO'? 아니면 ’FLY HIGH FLY HINATA'?”

“여기 진짜 무슨 아이돌 팬 집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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